산업계에 부는 바람
'ESG 경영'은 무엇인가
오경석 본부장 ㅣ KMAC ESG혁신본부
3월 31일 국내 상장 기업의 주주총회가 모두 마무리됐다. 눈여겨볼 점은 대다수 기업이 'ESG 경영'을 최우선으로 도입하겠다고 공표한 것. 도대체 ESG 경영이 무엇이길래 이러는 걸까.
*ESG는 환경(Environment) · 사회(Social) ·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기업 가치를 바라보는 두 관점
이 열풍의 원인을 찾으려면 우선, '기업의 가치(價値)'를 측정하는 방법을이해해야 한다.
이전까진 대부분 재무적인 관점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재무적 관점과 더불어 비재무적인 요소들까지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ESG는 이 비재무적 요소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모든 기업이 ESG 경영을 외친 것에는 이처럼 기업을 바라보는 시장과 사회의 관점이 전환하는, 시대의 흐름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전환 시점이 왜 지금인가'라는 물음에는 'BBC'로 답변할 수 있다. BBC는 바이든(Biden), 블랙록(Blackrock), 코로나(COVID-19) 등 세 단어의 합성어. 미국 바이든 정부는 환경과 신재생 에너지를 주요 핵심 정책으로 강조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ESG 추진 정도와 그 수준을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환경 파괴가 근원으로 꼽히는 이번 코로나 사태 또한 ESG 경영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굳어지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현주소
국내 기업도 ESG 경영 시대를 맞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코스피(KOSPI)에 상장된 기업들은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그야말로 숨 가쁘게 내달린다. 공시 시스템의 변화도 이런 변화를 재촉한 측면이 있다.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ESG 공시가 의무화된다. 또한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가 의무적으로 ESG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ESG 경영 수준에 따라 기업의 투자도 제한된다. 시장에서는 기업이 '기업 시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증가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ESG 경영이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여겨지게끔 만드는 구조적인 요인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이 풀어야 할 숙제는 한가득이다. 무엇보다도 ESG 경영에 대한 수준과 평가 방식을 구체적으로 정비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도 여러 기관 등을 통해 상장사 중심의 ESG 평가 등급이 매년 발표되고 있지만, 기관마다 평가지표와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ESG 평가 제도가 정비되고 있으며, 보다 합리적인 평가를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측정 방식이 달라 평가결과가 상이하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기업의 내부 활동관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한계점도 있다. 현재는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투자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시장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ESG 평가 제도가 정비되고 있으며, 보다 합리적인 평가를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중이다.
진정한 ESG경영이란?
“기업은 한 사회와 경제가 만드는 것이며, 그 사회가 유용하고 생산적인 일을 한다고 인정될 때만 존립할 수 있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진정한 ESG 경영은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모두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업을 둘러싼 사회 즉, 고객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어야만 달성 가능한 것이 바로 ESG 경영인 것이다. 사회(고객)의 관점에서 내부를 바라보는 외부인의 시선(Outside-in Perspective)으로 인사이트를 얻고, 이를 내부에 반영하여 임팩트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두고 '고객 중심형 ESG 경영'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선순환 구조를 만드려면 주주뿐만 아니라, 외부 고객과 내부 고객(직원)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정의를 명확히 해야한다. 사회를 고객으로 보는 관점이 중요한데, 재무지표와 ESG 평가등급, 그리고 탄소·유해 화학물질 배출량 등의 공개 정보는 기본이다. 여기에 소셜 빅데이터나 리서치 등을 활용한 이해관계자들의 인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한 진단이 필요하다.
'주주, 소비자, 직원, 지역사회,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을 중심으로 한 고객 중심형 ESG 경영 실현을 위한 차별화 된 전략.' 이는 KMAC를 포함해 국내 기업 모두의 화두가 될 것이다
컨설턴트
오경석본부장 / ESG혁신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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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서 ESG경영 수준진단 및 추진전략 수립, 내재화 방안 등 ESG혁신과 관련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국제협력개발(ODA) 등의 해외진출 전략과 함께 스타트업/벤처기업 성장전략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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