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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과 커머스의 결합, PPL의 진화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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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PL(Product Placement)은 지금까지 콘텐츠 사업에서는 필요악으로 취급되었다.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전반적인 완성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판이 바뀌었다. 콘텐츠 제작에 PPL이 필요하다는 것을 소비자가 이해하면서 PPL이 곧 콘텐츠가 되는 콘텐츠 커머스 시장이 도래했다.


    “놀랐어. 영이가 골라온 커피가 황실 커피랑 맛이 똑같아. 첫 맛은 풍부하고 끝 맛은 깔끔해. 대한민국은 이걸 시중에서 판다고.” 
    커피 광고의 대사가 아니다. 놀랍게도 이 대사는 지난해 꽤 인기를 끌었던 지상파 드라마 ‘더킹’에서 남자 주인공이 커피를 마시며 여자 주인공에게 말한 실제 대사이다. 또 다른 드라마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차를 몰고 달리는 장면에서 갑자기 차량에 장착된 자율주행 버튼을 누르고 핸들에서 손을 뗀 체 자율주행을 즐기며 꽤 오랜 시간 동안 서로 입을 맞추는 장면이 방영되었다. 물론 자동차의 모습과 자율주행 버튼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말이다. 
    이처럼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급작스러운 대사와 상황에 맞지 않는 어색한 전개로 인해 당황스럽게 만드는 장면이 넘쳐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는 이유는 바로 ‘PPL’ 때문이다. 
    PPL이란 가장 대표적인 마케팅 기법 중 하나로 기업들이 지불하는 제작비에 대한 대가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해당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소품이나 배경으로 등장시켜 직간접적으로 광고를 해주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PPL 관련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추세다. 
    다양한 광고 채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앞 다투어 PPL에 적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춰 자사의 상품을 자연스럽게 배치하고 직접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주거나 상품을 적절하게 말로 설명해 줄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최근의 제품들은 점점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제품의 특징과 장점을 그저 사진이나 글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PPL은 기업에게 있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마케팅 기법이지만 그렇다고 항상 긍정적 효과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부자연스러운 전개와 대사로 인해 시청자에게 뭇매를 맞는 경우도 있을 뿐더러 드라마의 전개나 대본에 따라 역사 왜곡, 외국 기업 과대 노출 등의 논란을 맞게 되면 기업 불매운동, 드라마 폐지와 같은 엄청난 역풍을 맞는 경우도 있다. 




    앞광고 시대의 도래
    한편 최근 방송사에서 PPL을 웃음을 유발하는 재미의 요소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예능 출연자들이 먹는 PPL 상품에 ‘입으로 제작비 들어간다’는 자막을 넣기도 하고 방송 배경으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PPL 제품을 가리키며 “저분들의 도움으로 방송을 찍습니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그런데 시청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 PPL이 아닌 척 하기 위해 생기는 어색함보다는 차라리 대놓고 하는 것이 방송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기도 하고 어떨 때는 더 자연스럽거나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눈높이가 높아지고 방송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시청자들을 이제 더 이상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방송가의 판단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좀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나타난다. 
    전통적 유통 강자 신세계는 콘텐츠회사를 설립하고 다양한 제작사 및 배급사를 공격적으로 인수하는 등 지속적으로 관련 분야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드라마 커머스’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적이다. 
    드라마 커머스란 드라마에 광고를 붙이는 단순 PPL을 넘어 아예 옷이나 제품 자체를 주제로 드라마를 기획 및 제작하고 시청자들이 콘텐츠를 즐기는 것과 동시에 콘텐츠 속의 제품을 실시간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광고회사인 제일기획도 이러한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전자상거래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에는 드라마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매우 공을 들이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 기획은 물론 드라마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는 ‘굿즈’이다. 실제로 지난해 인기를 끈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굿즈를 기획, 판매해 일부 제품을 완판시킨 바 있고 얼마 전 종영한 tvN의 ‘윤스테이’ 방송 중 지속적으로 클로즈업되던 소품들 역시 사전에 기획된 연출을 통해 굿즈로 만들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유통과 콘텐츠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CJ ENM은 더 적극적이다. CJ오쇼핑과 tvN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개그 프로그램인 ‘코미디빅리그’를 활용한 ‘코빅 마켓’, ‘막돼먹은 영애씨’를 활용한 ‘막영애17×CJ오쇼핑’ 등 콘텐츠를 활용한 유통 판로 개척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PPL을 넘어 ‘콘텐츠 커머스’ 시장으로  
    방송 제작을 통해 창출되는 수익은 소비자로부터 받는 구독료와 광고주로부터 받는 광고료 두 가지 외에는 딱히 없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제작비는 촬영 기술의 진화, 다양한 콘셉트 등으로 인해 1회당 6억~8억 원 정도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PPL이 늘어나는 것은 시청자들도 어쩌면 약간의 양해를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보인다. 
    PPL이 시청자들과 기업, 방송 관련 업체들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PPL 시장은 하나의 거대한 새로운 산업군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쇼핑과 콘텐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금 자신의 라이벌은 다른 유통사가 아닌 ‘넷플릭스’라고 말한 신세계와 자신들의 목표가 ‘오스카상 수상’이라고 말한 미국 아마존의 행보가 과연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낼지 기대해 볼 만하다. 

     
     
     
    출처 : 월간 CHIEF EXECUTIVE 2021년 5월호 -